1.Intro
<피노키오>는 내가 어린 시절 계몽사 디즈니 그림 명작에서 처음 접해서 지금까지 자녀에게까지 들려주는 누구나 다 알고있는 고전입니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만들고 우여곡절 끝에 진짜 소년이 된다는 것과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큰 흐름은 대부분의 동화책이나 영화에서 거의 비슷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그것도 기예르모 델토로가 <피노키오>를 만들었다는 소식은 반갑기도하고 무섭기도(?)했습니다. 그 이유는 팀 버튼 처럼 기예르모 델토로는 자기 색이 강하고 음침함(?)과 다크한 연출이 돋보이는 감독 때문입니다. '판의 미로(Pan's Labyrinth)', '셰이프 오브 워터(shape of water)' 등을 보신 분이라면 저처럼 그 신선하면서도 섬뜩한 충격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이지만 또 얼마나 독특하게 색칠 했을까, 분명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틀림없다는 마음으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2.영화 기본 정보
-출연자 : 이완 맥그리거, 데이비드 브래들리, 틸타 스윈턴, 케이트 블란쳇 (이미 배우 라인업에서부터 그 스케일이 후덜덜 하네요)
-제작방식 : 스톱모션 (스톱모션으로 제작해서인지 피노키오라는 고전이 고루하지 않고 독특하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미술, 색감도 스톱모션 방식에 잘 어울렸습니다.)
3. VS 디즈니 <피노키오>와 무엇이 다른가?
반면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디즈니플러스에서 2022년 9월 8일 피오키오가 방영되었습니다. 로버트 제맥키스라는 감독이 연출했고 출연진은 톰 행크스, 조셉 고든 레빗(조토끼), 루크 에반스 등 나름 넷플릭스 피노키오 못지 않은 화려한 라인업입니다. 넷플릭스 피노키오는 아직 출시 된지 얼마 안되서 평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디즈니플러스의 피노키오 평점을 찾아보니 흥행과 작품성에서는 모두 실패한 듯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디즈니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IMBD 5.1
-Rotten Tomatoes 27%
-총평 :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영혼이 없다 등의 혹평이 주류
4. 줄거리(스포주의)
이야기는 세계 제 1차 대전 당시 베니토 무솔리니 치하의 파시스트 시대인 이탈리아 왕국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제페토라는 목수에게는 카를로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중 아들 카를로를 사고로 잃게 됩니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제페토는 카를로의 무덤에 있던 소나무를 베어서 피노키오를 만들게 됩니다. 죽은 카를로의 분신같은 존재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때 그 소나무 안에서 지내던 세바스티안이라는 귀뚜라미가 함께 합니다.
요정이 나타나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넣어주고 귀뚜라미에게는 피노키오를 바른 길로 잘 인도해주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피노키오는 짱구에 버금가는 장난꾸러기였고 말썽쟁이, 사고뭉치 그 자체였습니다.
엄격한 규율을 중요시 하는 극단적인 파시스트였던 시장은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내 정신교육을 단단히 할 것을 강요합니다. 이 때 유랑극단의 볼페 남작은 말하는 목각 인형인 피노키오를 이용해 큰 돈을 벌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과정에서 제페토와 피노키오는 갈등을 벌이고 집으로 피노키오를 데려가려다 그만 피노키오는 차에 치어 죽게 됩니다.
피노키오는 죽어서 죽음의 세계로 가게 됩니다. 거기서 죽음의 요정은 다행히도 피노키오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죽을 때마다 되 살아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피노키오는 좌충우돌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며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피노키오는 제페토와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래저래 사고를 뒷수습하려다가 제페토를 위해 다시 극단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극단에 들어간 피노키오는 스타가 되어 활약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원숭이 스파자투라는 피노키오에게 질투를 느껴 피노키오에게 남작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면서 이간질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피노키오는 시장의 아들과 함께 소년병으로 전장에 끌려가게 됩니다. (이 곳에서의 장면은 개인적으로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시장은 아들에게 피노키오를 총으로 쏘라고 지시했지만 피노키오를 구해줍니다. 극중 내내 시장의 아들 캔들윅은 피노키오를 괴롭히는 얄미운 캐릭터였는데 결국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아들이였고 한 '아이'였습니다.
한편 볼페 남작이 다시 나타나 피노키오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운정보다는 고운정이 컸던 원숭이 스파자투라는 피노키오를 구해주고 불페 남작은 죽게됩니다. 피노키오를 찾아나선 제페토는 바다 괴물에게 잡아먹혀 버립니다. 피노키오는 제페토와 함께 괴물 뱃속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어뢰가 폭발해 죽음의 세계로 다시 오게 됩니다. 그러나 여러번 죽음과 부활을 경험했던 피노키오에게도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돌아가야 했기에 요정에게 간절하게 빕니다. 피노키오는 여기에서 영생을 포기하고 제페토를 위해서 모래시계를 깹니다. 그리고 제페토를 구하고 정말 죽게 됩니다.
그때 귀뚜라미 세바스티안이 요정에게 피노키오가 처음 생명을 얻었을 때 자신과 약속한 소원을 이야기 하며 피노키오를 마지막으로 살려줍니다. 제페토와 피노키오, 귀뚜라미 세바스티안과 원숭이 스파자투라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아닙니다.
제페토는 나이가 들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귀뚜라미 세바스티안도 결국에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성냥갑 속에 세바스티안을 넣고 피노키오의 심장 속에 묻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면서도 슬펐습니다.) 뒤이어 원숭이 스파자투라까지 세월의 순리를 따르며 죽게됩니다. 아버지와 두 친구의 묘비를 뒤로한 채 피노키오는 혼자 남겨졌고 또 다시 뚜벅뚜벅 자신의 인생이라는 길을 걷게 됩니다.
5)인상적이였던 대사와 총평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순간이 짧기 때문이야" 라는 대사는 이 모든 이야기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됩니다. 영원불멸의 삶이 자칫 축복 같아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고스란히 시켜봐야한다는 고통까지 감당해야 하는 사실은 저주와 다름없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잔혹한 일이라는 '전쟁'의 배경 속에서 어른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고통받는 점이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넷플릭스 기예르모 델토로 <피노키오>를 통해 부모로써의 내 모습, 인생의 유한함까지 되돌아 볼 수 있었던 묵직하고 감동적인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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